2002 1월호(아트코리아) 김남수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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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1월호 > 작가

이달의 작가

 

김무호

Kim, Moo-Ho

 

文人畵의 現代化를 위한

새로운 形象性 追求

김남수 / 미술평론가

 

문인화를 문학의 장르에 비유를 하면 시나 소설이라고 하는 형식에 비유

할 수 있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시나 소설에도 형식이나 규제가 없는 것

은 아니다. 장문의 서술적인 문장을 불과 몇 연(聯)의 싯구로 축쇄하고 긴

축한 것이 시라면, 문장 형성의 규칙과 형식에서 벗어나 생각 나는 대로

적는 것이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자체가 규제요, 선언적인 약속이라

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문학작품이나 예술로 완성이 되려면 몇 가

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말하자면 창작으로서의 독자적인 어법, 인격과 품

위, 장황한 문장의 간결함과 언어의 축소다. 문인화도 상술한 전제조건이

따른다. 본시 선비나 묵객들이 글씨를 쓰고 남은 여묵으로 자기의 사상과

인격을 그림이라고 하는 형상을 통하여 농기(弄技)를 한 것이다. 중국에

서는 남은 먹으로 그림을 그렸다 해서 낙묵화(落墨畵)라 했고, 우리나라

에서는 글씨 쓰는 선비나 사대부들이 그렸다 해서 문인화라고 했다. 형식

이야 어쨌든 이상의 조건이 충족되려면 문인화가는 정신주의와 인격과 교

양의 겸비, 속기가 없는 고담하고 청윤한 맛과 묵향이 농축된 사의성(추상

성)이 강한 정신주의 예술을 구현해야 한다.

<누가 있을까> 70 x 53cm

<아침이슬> 63 x 52cm

<목마름> 153 x 53cm

<매죽> 187 x 48cm

<山高水長> 59 x 51cm

 

한국 문인화의 제3세대 화가라고 할 수 있는 화정 김무호의 작업경륜은

근 30년을 헤아린다. 산정, 남정, 금봉 등 해방 1세대, 스승인 계정, 창현

등 2세대, 그리고 오늘 작가 자신이 있는 문인화가 세대들이 현대화 작업

을 위한 새로운 형상성, 사의성을 추구하는 엘리트 작가 그룹들이다. 해방

후 근 50년 동안 서예술 분과 속에 예속되어 있으면서 문인화가로서의 뜻

을 펼치는데 많은 시련과 좌절을 경험해 온 작가는 마치 한국화의 전통산

수화가 실종의 위기를 맞았던 것처럼 문인화 작업의 지속적인 실행에 많

은 회의를 느끼며 고민을 해 왔고, 최후의 보루처럼 신념으로 지켜 온 것

이 오늘날 한국문인화협회의 탄생과 함께 미협산하 문인화가 분리독립하

는데 크게 기여를 한 것이다. 한마디로 스승의 문하에서 절치부심하고 파

란만장한 수행을 한 것이 이제는 가르치고 스승이 되는 인과업보의 보상

과 행운을 안게 된 것이다. 문인화인구가 시대의 추이에 따라 급속히 증가

했던 80년대 후반부터 각급 공모전에 참가했던 작가는 무려 20회 가까운

입특선과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각

급 공모전에서 무려 20여회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짧은 역사지만 문인화

변천사의 실상을 체험해 온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인화의 전통적 사고와 현대적 시각의 차이점은 전자는 시서화(詩書畵)

에 삼절(三絶)해야 된다는 당위론과 후자는 시서화에 삼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코 삼절이 아니라 하더라

도 회화적 요소로서의 고격의 정신성의 바탕위에 새로운 형상성, 사의성

을 발현하는 것이 문인화가 지향하는 현대화 작업이라고 작가는 주창한

다.金

金武鎬의 作品世界

그는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문인화의 수학시절 채본을 통하여 사군자와

십군자 등 문인화의 모든 화목을 철저하게 이수를 했다. 스승의 가르침에

서 한치의 일탈이나 느슨함이 용납되지 않을 만큼 철저한 기초과정을 연

찬 했다. 스승의 문하에서 출가하여 오늘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예술전

당에서 제자를 가르치게 된 것도 그가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 그리고 집요

한 저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문인화 3세대라고 지적한

논거는 자윤분방하고 종횡무진한 자유의 미학을 누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소재나 양식에 구애를 받지 않으면서 격과 품이 있고

일필일획성의 단필로 완성하는 예술이 문인화를 빼어놓고는 다른 장르에

서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바로 문인화인 것이어서 더욱 값지고 소중한 것

이라고 볼 수 있다.

문인화의 예술양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김무호의 문기가 농축된

다양한 소재와 표현의 진폭은 실로 크다. 그는 문인화의 현대화를 위해 새

로운 설정을 하고 있다. 이른바 전통적인 사군자나 십군자 등 형식과 규제

의 왜곡과 비정형한 작업을 통한 새로운 시추(試錐)작업이 그것이다. 그

는 사군자와 십군자, 화조와 인물, 민화의 십장생도, 문인산수 등 그려보

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라고 일컬을 만큼 문인화의 실험작업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예술의 전당에서 발표한 김무호의 여섯 번째의 작품 발

표전은 해악과 풍자와 기지, 청윤한 맛과 기운생동한 힘찬 필치가 화폭 속

에 농축되어 먹과 화선지의 팽팽한 긴장감을 더 해 주는 작가의 뛰어난 기

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출품작 가운데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문인산수는 그가 창안하

고 그가 완성한 새로운 신문인산수(新文人山水)가 아닌가 할 만큼 독보적

인 경지를 이루고 있다.

<달님과 함께> 51 x 45cm

 

<실바람> 70 x53cm

<향기가 있는곳> 62.5 x 55cm

어머니 가슴처럼 풍만하고 유연하면서도 부드러운 선묘(線描)로 산의 능

선과 산자락을 곱게 그려내는 그의 기량은 한국산의 특징적인 진수만을

생동감있게 표출해 내고 있다. 한국인의 혼이 신비스런 산맥 속에 농축되

어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작품 <바람소리> <산야의 숨소리> <잿마을> <

금강의 운해> <목마름> <실바람> <설악운해> <저 산 넘어> <솔바람>

<'머물고 싶은 곳> <평온> <귀가> <山高水長> <설악의 동절> <길 떠나

네> <쉬었다 가소> <누가 머무나> <한나절> <호수의 숨소리> <휴식> 등

작품 마다 기법상의 특질적인 어법을 보여주면서도 전체적인 통일감을 부

여하고 있는

<갯마을> 62.5 x 55cm

 

<바람소리> 62 x 54.5cm

것이 인상적이다. 명제도 때로는 의인화법(擬人化法)

으로, 이미지나 메타포로, 때로는 현장의 직설적인 제

목을 붙이는 등 작가의 착상이 신선하다. 다음은 화조

류와 동식물의 외연(外延) 등 자연의 물상을 속도감

있는 활달한 필치로 자유분방한 묘사를 하고 있으면

서 전체적인 조형의 질서가 응축과 긴장감을 더 해 주

는 등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그의 작품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작품 <자연의 숨소

리> <연못의 숨소리> <축복> <푸른 진주> <붉은 진

주> <함께라면> <생명의 소리> <춤추는 새> <만추>

<연못의 신비> 등 일련의 테마 연작들은 주제가 인간

을 위한 은유적인 정신주의를 담고 있으며, 새로운 조

형업법으로서의 세련미를 더 해 주고 있다. 특히 <달

님과 함께>나 <갈 곳을 찾아> <자연의 숨소리> 등 반

추상적 요소의 작품들은 문인화의 새로운 경지를 여

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결론으로 정리를 해 보면 화정 김무호의 작품세계는

한국성을 발현하고자 하는 흉중일기(胸中逸氣)가 문

인화로 승화되고 있으며 전통양식에서 탈출, 표현의

현대화에 화혼(畵魂)을 불사르는 집념이 극명하고 오

늘을 사는 현대인의 감각에 상응한 문인화를 탐구하

려고 하는 것이 작가의 염원이요목표가 아닌가 싶다.

화정 김무호는 문인화 분야에서 근 30년의 작품경륜

을 쌓아 왔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특

선 2회, 목우회 공모전에서 문인화 부문 대상, 충남

미술대전에서 사군자 부문 대상 등 명실공히 문인화

장르의 촉망받는 엘리트로 화련한 데뷔를 했다. 그동

안 광주비엔날레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 전주서예비

엔날레 국제전 등에 초대를 받아 온 그는 많은 국내외

전과 심사위원을 지냈다. 현재 한국미협 문인화 분과

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현대문인화

협회 이사,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충남미전 초

대작가, SBS국제서법 초대작가, 연고회 회원으로 활

동하고 있으며 대전대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

다.

 

<묵죽>179.5 x 47cm

 

주요약력

* 개인전 7회

* 목우회 공모전 문인화부문 대상 및 특선 2회

* 대한민국 미술대전 사군자부문 입선

* 제2회 대한민국 서예 청년작가 선정

(예술의 전당 서예관)

*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부문 특선 2회

* 충남미술대전 사군자부문 대상 및 특선 3회

* 동아미술제 문인화부문 입선

* 목우회 회원전 3회 출품(국립현대미술관)

* 한국문인화협회 창립전(예술의 전당)

* 한국현대문인화연구회(광주기획전 진화랑 초대전)

* 광주비엔날레 기념 초대전 출품

* 한국현대문인화연구회 기획전(공평아트센터)

* 한국문인화 20인 초대전(도올아트센터)

* 전북서예비엔날레 초대전

* 단원미술제 초대작가전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 및 운영위원 역임

* 경기도 미술대전 심사 역임

* 충남미술대전 심사 및 운영위원 역임

* 광주비엔날레 전국휘호대회 심사위원

*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

* 새천년 서예술 심사 역임

* 안견미술제 심사 역임

* 의제 허백련선생 추모 휘호대회 심사 역임

* 추사선생 추모 휘호대회 심사 역임

* 전국 무등미술대전 심사 역임

현재

* 한국미술협회 문인화분과위원

*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 한국미술협회 회원

*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 충남미술대전 초대작가

* 연고회 회원

* 대전대학교 강사

* 예술의 전당 강사

* 현대문화센터, 삼성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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